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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 인생은 고통임에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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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KMOOL 2023. 10. 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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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No.2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 강용수
 

마음의 위기를 다스리는 철학 수업

 

어떻게 해야 인생이 더욱 행복해질지 고민해 보라.

 

삶은 고통과 권태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시계 추와 같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던 문장이다. 쇼펜하우어는 삶에 대한 맹목적인 의지와 애착, 열망으로 인생은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가난한 사람은 부를 이루고 싶은 열망으로 고통스러우며 부자인 사람들은 권태로움(=무료함)에 고통스럽다. 따라서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다. 최근 이 말에 대해 더욱 공감할 수 있었는데 요새 나의 삶은 무료함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급한 일도 없거니와 부족한 점도 딱히 없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잠을 줄여가며 일을 해야 했던 괴로움은 싹 잊어버린 채 흥미로운 일이 없을까 고민하는 지경이다. 무료함의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일을 벌려서 열망의 고통을 만들어내길 원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인간의 욕망을 매슬로우 욕구 5단계설로 설명했는데 1단계: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의식주, 수면욕 2단계: 안전에 대한 욕구 3단계: 소속감과 애정에 대한 욕구 4단계: 존경의 욕구(명예, 권력, 성취)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는 욕구)이다. 나의 상황에 빗대어 보자면 나는 4단계 욕구에 있는듯하다. 단계를 성취하지 못했을 땐 고통스럽다가 그 단계를 성취하게 되면 순간의 행복이 있고 잠시 뒤에는 따분한 고통이 시작된다. 5단계의 욕구는 마치 동양에서의 불교에서의 달관(사소한 사물이나 일에 얽매이지 않고 세속을 벗어난 활달한 식견이나 인생관에 이름)과 비슷하다. 쇼펜하우어의 정신은 아마 동양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교에서 추구하는 삶과 비슷한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고통을 견딘다는 것이다.

"하나의 고통은 열의 쾌락에 맞먹는 힘을 가졌다." 인간은 행복보다 불행을 잘 인지한다. 쇼펜하우어는 쾌락을 찾는 것보다 고통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지금 당신이 불행하지 않다면 행복한 것이다."라는 말이 생각나는 장이었다. 내 삶에서 고통받을 것이 없거나 고통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은 널렸다. 항상 곁을 지켜주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 선선한 바람, 좋은 음악, 포근한 옷의 감촉 등 행복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행복에 집중하려고 한다. 나는 항상 행복한 상태이다.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

쇼펜하우어를 검색하면 염세주의라는 단어가 함께 나온다. 염세주의란 세계는 불합리하여 비애로 가득 찬 곳이고 행복이나 희열도 덧없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보는 세계관이라고 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쇼펜하우어는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이 고민한 사람 같다. 우선 행복은 건강과 가장 직결되어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의 건강은 신체의 건강뿐이 아니라 정식적인 건강도 포함한다. 또한 명랑함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는데 내 생각에 쇼펜하우어가 말하고 있는 명랑함이란 모든 것이 새롭고, 즐겁고, 흥미롭고, 도전하고, 움직이는 어린아이들과 같다고 생각했다. 어린아이들의 명랑함을 본받고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또한 예술은 고통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쇼펜하우어는 예술 중에서도 특히 음악에 집중했다. 실제로 쇼펜하우어는 클래식과 산책을 즐겨 했다고 한다. 최근 음악으로 위로를 받고 있고 같은 음악으로 서로의 감정이 공유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나는 음악을 듣는 행위가 피로하여 혼자 있을 때는 정적 속에 있는데 가사가 없는 멜로디가 적당한 긴장감과 편안함을 준다고 느껴 요새는 클래식을 틀어놓고 일한다. 그리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쇼펜하우어의 방법은 혼자 있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고독은 본래 인간의 모습에 가까우며 자기 자신만으로 충분해야 한다고 한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이 공감하는데 혼자 있을 때 행복한 사람이 여러 명일 때도, 어떤 상황일 때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가면 혼자있는 시간에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이십 대를 막 졸업한 서른이지만 쇼펜하우어를 마흔에 접한 강용수 저자와 많은 부분을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나이에 상관없이 한 번뿐인 인생을 살아가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삶을 대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좋은 사람과 함께했던 날을 추억하며 최근에 찍은 사진 중 내가 좋아하는 사진으로 마무리하겠다.
 

좋아하는 버드나무와 어느덧 찾아온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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